사운드울프 아트디렉터 강동훈 동문(연극영화학과 16)

연극영화학과를 갓 졸업한 강동훈 동문이 제60회 동아연극상에서 데뷔작인 <그게 다예요로 희곡상을 수상하고, DAC(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로 선정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막 나래를 편 강동훈 동문은 연극, 영화, 드라마, 청감 문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2개의 희곡을 연달아 무대에 올리며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강동훈 무료 슬롯 사이트은 다양한 활동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2개의 희곡을 연달아 무대에 올리며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강동훈 동문은 다양한 활동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첫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수상

국내 연극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동아일보사에서 1964년에 창설한 동아연극상은 매년 뛰어난 활동을 펼친 연극인, 극단을 선정해 시상한다. 2024년 1월에 시행된 제60회 동아연극상의 희곡상은 20대의 참신한 신인 작가에게 돌아갔다. 주인공은 바로 강동훈 동문. 2023년 8월에 졸업했으니, 졸업한 지 채 1년도 안 돼 큰 상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수상작인 <그게 다예요가 인생 첫 희곡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런 상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엄청 좋은 상이라는 것을 받고 나서야 알았죠. 저는 제가 가장 생생하게 쓸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무대에 올려져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수상까지 했으니 작가로서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무게감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20대 연인인 ‘모모’와 ‘연이’가 50년간 드레스를 만들어 온 모모 조부모의 삶의 행적을 쫓으며 상실과 상처로 세대 간 공감대를 이룬다는 것이 <그게 다예요의 줄거리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것은 잠시 휴학하고 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제임스 조이스, WB 예이츠 등 대문호들의 고향인 더블린에서 1년간 체류할 즈음이었다. 이유 모를 멀미가 느껴졌는데 그것의 근원을 찾다 보니 자신의 성장 과정을 되돌아보게 됐다.

“당시 23살이었어요. 이유 모를 멀미는 저희 세대의 보편적인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해외에 있어서 더 강하게 느껴졌을 수 있죠. 제가 조부모의 손에 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부모 세대에게 닿았고, 모양이 조금 다를 뿐 전 세대에도, 전전 세대에도 상실과 고통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본질적으로 실존적인 고통이 서로 다른 세대를 이어주는 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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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동아연극상에서 희곡상을 받은 강동훈 동문의 데뷔작 의 공연 장면.©김신중_극단돌파구 제공
강동훈 무료 슬롯 사이트의 두 번째 희곡인 는 청소년극으로, 2024년 국립극단에 올려졌다. ©국립극단 제공
강동훈 동문의 두 번째 희곡인 는 청소년극으로, 2024년 국립극단에 올려졌다.©국립극단 제공

■무용해 보이지만 유용한 이야기들

이야기는 모모와 연이가 사라진 조부를 찾기 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조모의 단편적인 기억을 따라가면서 진행되는데, 이 과정은 곧 모모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전쟁, 휴전 후 미군들의 연회장, 베트남전 파병으로 인한 연인의 이별 등 근현대사가 날실이 돼 엮인다. 하지만 한국의 근현대사라는 거대 서사에 무게를 둘 생각은 없었다.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나 연극이 참 많죠. 저는 그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드레스를 만들어 온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손자의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삶에 각 시대의 중요한 사건들이 스며들 수밖에 없잖아요. 저는 그것이 어떻게 스며들었는지에 조금 더 주목했던 것이죠. 그래서 근현대사 이야기를 쓰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이해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독(誤讀)을 반긴다는 강동훈 동문의 뜻은 이렇다. 역사 속에는 투쟁하는 위대한 인물뿐 아니라 역사에서 방치됐으나 부단히 주어진 삶을 걸어온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무용해 보이지만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근현대사에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지점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유용한 제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헐벗은 시대에 미군 연회장에서 본 아름다운 드레스에 매료돼 드레스를 만드는 모모의 조부처럼 말이다.

“반기를 들고 싶어 일부러 드레스 메이커로 설정했는데, 사실은 학교에서 공연을 올릴 때 극본, 연출, 연기, 무대장치, 의상들을 모두 학생들이 담당하다 보니 무대 의상 중 드레스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그래서 ‘덕력’이 발동해 드레스 제작이나 역사, 에세이들을 찾아 읽었죠.”

DAC(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로도 선정돼 활약 중인 강동훈 무료 슬롯 사이트은 희곡,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글과 아트디렉터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만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DAC(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로도 선정돼 활약 중인 강동훈 동문은 희곡,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글과 아트디렉터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만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해외 관객들과도 소통하고 싶어

이렇게 탄생한 <그게 다예요의 작품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국립극단이었다. 국립극단은 ‘희곡우체통’이라는 작품 개발 사업을 운영하는데, 창작 희곡을 투고하면 매년 5~8편을 선정해 낭독 공연을 개최하는 것이다.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투고했다가 선정돼 2020년 낭독회로 처음 관객을 만났다. 그리고 2021년 극단 돌파구가 신촌문화발전소와 협업해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를 소개하는 ‘오늘의 희곡’에도 선정돼, 낭독 공연으로 재차 올려졌다. 그러다 2023년 6월 드디어 본 공연으로 초연됐다. 그리고 두 번째 희곡인 <I’m 파프리카라는 청소년극도 2024년 국립극단에 의해 올려졌다. 이렇게 2개의 희곡을 연달아 무대에 올렸지만 강동훈 동문이 희곡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할 때는 연극보다 영화에 더 관심이 많아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보다 연극 제작 지원 제도가 잘 돼 있어 현실적인 이유로 희곡을 선택하게 됐죠. 희곡은 형식적으로 제한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며, 글쓰기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동훈 동문은 졸업 후 다른 동문과 함께 ‘사운드울프’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건강한 청감 문화를 전개하는 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책에서 영감을 얻은 다섯 가지 청감을 교보문고에서 ‘소리식물’의 형태로 전시했다. 이러한 아트디렉터 일도 재미있지만, 작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 강동훈 동문은 자신의 작품이 공연이든 영화든 해외 관객들과 만나기를 소망한다.

“제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보편적인 이야기라 제작 환경을 굳이 한국에 가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최근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큰 위로가 됐습니다.”

참, <그게 다예요라는 희곡의 제목은 모모와 연이의 여정을 연이의 배 속에 있는 아이 ‘레모네이드’가 모두 겪은 후 ‘내가 들은 이야기는 그게 다예요’라고 말하는 마지막 대사에서 착안한 것이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겠지만, 그게 다라고 말하는 레모네이드 같은 ‘쿨함’이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고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는 강동훈 동문.

“대학생 때를 생각하면 불확실성을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근데 불확실성은 다른 말로 자유로움이기도 하죠. 그러니 자유로운 상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자유를 찾겠다는 강한 열망이 있어야 해요. 현대를 열어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은 사회의 중요한 화두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주는 자유를 대학생 때 많이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강동훈 동문의 바람처럼 레모네이드 같은 개운함이 동시대 젊은이들의 멀미 앓이를 가라앉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본 내용은 무료 슬롯 사이트대 공식매거진 'HYPER'의 2024년 겨울호 (통권 272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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