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라이브 바카라에서의 추억을 묻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사회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대학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할 듯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두려움도 크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다시 모든 게 사랑스러워질 거야."
요즘 라이브 바카라대역 2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바로 학사복을 입고 졸업 사진을 남기는 라이브 바카라인의 모습이다. 웃고 있는 그들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왠지 모를 아쉬움이 공존한다. 졸업을 앞둔 이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라이브 바카라에서의 정들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날라이브 바카라인을 만났다. 박지연 씨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유미림 씨 (국어국문학과 4), 김어진 씨 (독어독문학과 4), 정주엽(사학과 4) 씨가 함께했다.
당신의 라이브 바카라활은 어땠나요?
마지막 학기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졸업을 앞둔 소감이 어떠신가요.
박지연 씨 :‘내가 벌써 졸업이라니’ 싶습니다. 실감이 잘 안 나요. 길 것만 같았던 4년이 끝나간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아직 덜 놀아서(웃음).
유미림 씨:입학 후 매해다짐했던 것이 있습니다. ‘대학생의 신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보자'.이 사소한 다짐에 걸맞게 제 학교생활은 강의 수강을 넘어 교환학생, 대외활동, 동아리, MT, 근로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졌습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라이브 바카라대에 왔을 땐,사자상이 크게만 느껴졌는데 이젠 너무 익숙한 존재가 돼버렸어요. 어쩌면 졸업이란 권태에서 벗어나 또 다른 성장을 위한 발판 같습니다.사회인이 돼서도 여전히 대학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할 듯합니다.
김어진 씨: 실감 나지 않습니다.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 같아요. 비대면 라이브 바카라 했던 1년과 망쳐 버렸던 시험들이 아쉬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습니다.
정주엽 씨: 취직도 생각해야 하고 하루하루 이것저것 해치우듯 살다 보니'아, 끝내 졸업이 다가왔구나' 하는 실감이 듭니다. 남은 기간도 적당히 잘 지내고 싶어요.
대학 생활을 하며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박지연 씨:패기 넘쳤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고 싶어요. 과제와 대외활동에 치이던 1학년 시기,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동기한테 대뜸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죠. 숙소랑 기차만 서둘러 예약하고새벽에 바로 출발했어요. KTX를 타고 강릉으로 향했고 기차 안에서 부랴부랴 스케줄을 짰어요.
이때 저희가학교 '과잠'을 입고 강릉에 갔거든요.1박 2일 일정을 소화하는 내내 과잠을 꼭 입고 있었어요. 현재 과잠은 라이브 바카라대 내에서만 입을 수 있는 옷이 됐는데,그땐 무슨 패기로 과잠 입고 강릉까지 갔던 건지(웃음). 즉흥으로 떠난 여행은 너무 즐거웠고, 해변에서 과잠입고 찍은 사진은 인스타그램 첫 게시물로 남아있을 정도로 애정하는 순간이에요.
유미림 씨:거창한 것보단 사소한 추억들이 생각나요. 전공 수업이 끝나면 동기들과 인문대 테라스에 앉아 자주 점심을 먹곤 했습니다.날이 좋으면 뚝섬 한강공원에 가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했어요. 수업 막바지가 되면 동기들과 채팅으로 점심 메뉴를 고르고 영양가 없는 말을 하면서 웃고 떠들었던, 그 소소한 시간들이 가장 그리울 것 같습니다.
김어진 씨: 코로나 이후 라치오스가 열렸을 당시,활동 중이던 교지편집위원회일을 하느라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보지 못했어요. 아쉬워 눈물이 날 정도였는데요.무대가 끝난 뒤 교지 식구들과교지편집실에 다 같이 모여 그 가수의 노래를 불렀어요. 하나가 되어 노래를 부르던그 순간이 아직까지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다.
정주엽 씨:혼자 인문대 옥상에 몰래 올라갔던 일이 생각나요.웹툰 이두나에서 주인공들이 옥상에서 야경을 보는 장면이 생각나따라해봤어요. 막상 올라가보니 철조망에 다 막혀 있더라고요. 경치는 기대만 못했습니다(웃음). 그래도 과감했던 일탈의 시도가묘하게 기분좋은 순간으로 남아있어요.
학교 수업 중 가장 좋았던 강의혹은 좋아했던 교수님이 있다면요.
박지연 씨:정영주 교수님의 ‘언론제도’ 수업을 들었을 때,비로소 미컴인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이전에는 미컴과 관련한 기초 이론을 배우는 단계였다면, 언론제도 수업으로 그 단계를 껑충 뛰어넘는 기분이었거든요. 마치 ‘내가 정말 미컴을 전공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죠. 특히 우리나라 공영방송제도에 관해 설명하실 때의 교수님의 열정을 잊지 못합니다.
유미림 씨:정민 교수님의 ‘고전명문감상’을 추천합니다. 본 수업에서 교수님이 해석해주신 ‘평강공주와 온달’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만의 ‘아하 모먼트’였달까요? (웃음)이게 바로 원문 읽기의 맛 아닐까요. 제가 겪었던 가장 강의다운 강의였습니다. 과제를 제출하면 언제나 교수님의 한 줄 피드백을 기대하던 그 시간이 가장 두렵고도 설렜어요.
김어진 씨: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지현 교수님 수업이기억에 남습니다. '미디어는 세상을 보여주고, 세상과 닿을 수 있는 연결고리'라고 생각하며 다중전공을 시작했는데요. 이걸 한동안 잊고 있었어요. 그러다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세상에 대해알아가는 기분을 느꼈고, '왜 내가 이 학문을 선택했는지'를 다시금 떠올리는 계기가 됐어요.
정주엽씨:국어국문학과 신성환 교수님 수업을 꼽고 싶습니다.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수업이에요.
추천해 주고 싶은 학교 맛집이 있나요.
박지연 씨:사근동에 있는 ‘명희네 손칼국수’를 추천합니다.가게 이름처럼 칼국수도 맛있지만, 무엇보다 돌솥비빔밥이 최고예요. 반찬도 매번 바뀌고, 가격도 8000원이라저렴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유미림 씨:왕십리 먹자골목에 있는 ‘끄트머리’ 집을 추천해요. 라이브 바카라대생이 된 이후,처음으로간 식당이에요. 왕십리 6번 출구에서 짝 선배와 끄트머리 집까지 걸어갔던 시간을 잊지 못해요.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1년도에 입학해,1년 동안제 라이브 바카라대 지인은 그 짝 선배가 유일했어요. 축제가끝나면선배네 집에서 씻기도 하고, 시험이 끝나면 선배와저녁을 먹는 일상을 보냈죠. 그때마다 선배가 별말 없이 응해줬어요. 저한테는 너무 고마운 사람이에요.
김어진 씨:학교에서 성수의 '앤드밀 샌드위치'를 자주 시켜 먹었어요.라이브 바카라대역 뒤쪽의 바게트 샌드위치 맛집 '틴토'도 너무 좋아합니다.
정주엽 씨:'히토리 우동'을 추천합니다.불맛 나는 규니꾸 우동 맛이 일품입니다.
이제 막 라이브 바카라이 된 새내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박지연 씨: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많은 것을 경험해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라이브 바카라 하면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주는 혜택이 생각보다 엄청나거든요. 그 혜택을 잘 이용하셔서 누구보다 많이 경험하시길 바라요. 그 경험이 미래의 여러분에게 꼭 도움이 안 돼도 돼요. 그냥 경험한 것 자체로 충분해요.
유미림 씨:새내기였을 때를 회상하면 마냥 설렜던 것 같아요. 수험생활에서의 해방감이 그 설렘을 더해줬거든요. 라이브 바카라 하면서 최대한 다양하게 경험을 쌓으면 좋겠어요.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살짝 넣어두고, 무엇이든 지원부터 해보세요. 국제학생증 발급부터 박물관 무료입장까지, 학교 안팎으로 대학생이기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맘껏 누리시길 바랍니다.대학생활은 길지 않습니다 (웃음).
김어진 씨:아무거나 다 도전해 봐도 돼요.할 수 있는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전부 해보면 좋겠어요! 해당 인터뷰가만약 새내기 분들과의 대화였다면, 저는 '아무거나'와 '전부'를강조하며 말하고 있을 거예요.
정주엽 씨:좀 더 ‘광기’를 갖고 삽시다. 요즘은 어딘가에미쳐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졸업을 하고 향후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박지연 씨:인턴십을 하고, 해외 대학원에 진학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대학원에 갈 줄 몰랐어요(웃음).학부 생활을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겼어요.궁극적으로 하고자하는 직업이석사를 필수학력으로 요구하고 있어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유미림 씨: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없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분야에 살짝씩 발을 들여 봤지만, 아직 저라는 사람에 대해선 한참 무지한 것 같아요. 성숙한 어른이 되려면 조금 더시간이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어진 씨: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지금은 잡지사 피처 에디터가 되고 싶어요.
정주엽 씨:언론 쪽에 종사하려 합니다. 기자, pd 다 열어 놓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박지연 씨:괜히 제 라이브 바카라 돌아보게 되네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분명한 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행복했다는 거예요.
교수님, 동기, 여러 지인들 덕분에 잘 졸업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합니다. 물론 라이브 바카라활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많죠. 어쩌면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Every new beginning comes from some other beginning’s end’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예요. 하나를 끝맺어야 다음 하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저는 라이브 바카라 기쁘게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어요.앞으로 스펙타클한 시작을 해보자고 다짐해볼래요!
유미림 씨:좌우명이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 입니다. 4년 내내 왕복 4시간의 거리를 통학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어요. 남들은 '힘들지 않냐'고 걱정했지만, 저에게 그 4시간은너무 행복하고 바쁜 시간이었습니다.노래도 들어야 하고,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유튜브도 봐야 했거든요(웃음).
좋은 사람들을참 많이 만났습니다. 저에게는과분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어 값진 시간이었어요. 한 가지 유일한 바람이 있다면, 졸업 후에도 그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다행히 좌우명에 걸맞게 학교생활을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웃음 나는 에피소드들이 많거든요.
김어진 씨:졸업을 앞둔 저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어요."즐겁고 웃음 터졌던 순간들보다 후회되는 일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고,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두려움도 크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다시 모든 게 사랑스러워질 거야"
정주엽 씨:간바레, 주엽쿤
먼훗날 대학 생활을 돌아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 순간은 언제일까요.
박지연 씨:라이브 바카라대 교육 방송국 생활을 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을 거예요. 당시에는 수업과 병행하느라 잠 잘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요. 돌아켜 보면그때가 가장 재밌었어요. 부원들과 무거운 장비를 옮기면서 촬영하고 밤새서 편집 한추억이 많거든요. 방송국 생활을 하던 2년이 저의 대학생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훗날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날 것 같아요.
유미림 씨:1학년 때 창의적 컴퓨팅 시험을 준비하려고 혼자 노천극장 돌계단에 앉아있었어요. 그런데 옆에 저희 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부를 하고 있더라고요. 당시에는 외롭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자기세뇌였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쉽게 다가가는 성격이아니라서 4년 내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불안했거든요.
그런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끔 다음 학기에 많은 이들을 알게 됐어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인연을 맺게 돼신기했죠. 그 당시 친해졌던 선배덕분에 제 학교생활이 훨씬 풍요로워졌어요. 당시 돌계단에 앉아있던저에게그 불안감을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앞으로는 여럿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길 거라고 언질을 주고 싶네요.
김어진 씨: 캠퍼스 생활도 좋았지만, 독일에서 현지학기제와 어학연수를 한 날들로 돌아가고 싶을 거예요.
정주엽 씨:아마도 1학년? 역시 엔비디아에 투자를 했어야(웃음).'책이나 영화를 열심히 볼 걸'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요. 세계가 넓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거 같아요.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야지요.
곧 라이브 바카라과의 작별을 앞둔 이들의 눈길 너머 아름다운 항해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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